OTOF 유전자치료란 무엇인가요?
유전성 난청 치료의 출발점이 소리를 키우는 것에서 신호를 복원하는 것으로 옮겨갔습니다. OTOF 유전자치료는 오토페를린(otoferlin) 단백질을 만들지 못해 생기는 상염색체 열성 난청 9형(DFNB9) 환자에게 정상 OTOF 유전자를 아데노관련바이러스(AAV) 벡터로 내이에 전달하는 치료입니다. 리제네론(Regeneron)의 DB-OTO는 CHORD 1/2상에서 참여 아동 12명 중 11명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청력 개선을 보였고, 그중 3명은 정상 청력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2026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치료제를 오타르메니(Otarmeni)라는 이름으로 승인했습니다. 유전성 난청을 원인 단계에서 다루는 첫 유전자치료제입니다.
목차
- 선별검사를 통과했는데 소리를 못 듣던 아이
- OTOF 유전자와 청각신경병증은 무엇인가
- 보청기와 인공와우로는 왜 부족했나
- DB-OTO는 6kb 유전자를 어떻게 귀에 넣나
- CHORD 임상 결과와 오타르메니 FDA 승인
- 한국인에게 흔한 p.R1939Q 변이와 국내 연구
- 남은 과제: 연령·적응증·비용
- FAQ
- 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선별검사를 통과했는데 소리를 못 듣던 아이
이비인후과 유전성 난청 클리닉 자료를 검토하면서 반복해서 마주친 경로가 있습니다. 신생아 청력 선별검사에서 이상 없음으로 나온 아이가, 돌 무렵 말이 늦다는 이유로 다시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입니다.
이유는 검사 방식에 있습니다.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널리 쓰이는 이음향방사(OAE) 검사는 달팽이관 외유모세포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소리를 측정합니다. OTOF 변이 환자는 외유모세포가 정상이라 이 소리가 정상적으로 나옵니다. 검사는 통과하지만 실제로는 듣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소리가 귀에 들어와 전기 신호로 바뀌는 단계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그 신호를 청신경으로 넘기는 시냅스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증례 기록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부모가 "이름을 부르면 가끔 돌아본다"고 했다는 내용입니다. 조용한 방에서 큰 소리에는 반응하고,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 패턴. 청각신경병증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뇌간유발반응(ABR) 검사를 하고 나서야 진단이 붙었습니다.
이 지점이 중요한 이유는, 유전자치료가 등장하면서 진단 시점이 곧 치료 가능성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진단이 늦어도 결국 인공와우로 갔지만, 지금은 언제 진단하느냐가 어떤 선택지를 가질 수 있느냐를 나눕니다.
OTOF 유전자와 청각신경병증은 무엇인가
한 줄로 요약하면, 소리를 받는 세포는 멀쩡한데 신호를 넘기는 배달부가 없는 상태입니다.
OTOF 유전자는 오토페를린이라는 단백질의 설계도입니다. 이 단백질은 달팽이관 내유모세포의 리본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 소포를 청신경 쪽으로 방출하는 일을 맡습니다. 소리 자극이 들어오면 내유모세포가 전기적으로 반응하고, 오토페를린이 그 반응을 신경 신호로 넘깁니다.
오토페를린이 없으면 앞 단계는 정상인데 마지막 전달만 끊깁니다. 그래서 이 질환은 청각신경병증 스펙트럼 장애(ANSD)로 분류됩니다. 어린이 청각신경병증 환자의 약 41%에서 OTOF 변이가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비중이 큽니다.
| 구분 | 일반적인 감각신경성 난청 | OTOF 관련 난청(DFNB9) |
|---|---|---|
| 유모세포 상태 | 손상 | 대체로 정상 |
| 청신경 구조 | 다양 | 정상 |
| 문제 지점 | 소리 감지 | 시냅스 전달 |
| OAE 선별검사 | 이상 검출 | 통과 가능 |
| 보청기 효과 | 부분적 | 거의 없음 |
표에서 보이듯 구조가 보존돼 있다는 점이 유전자치료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세포가 죽어버린 뒤라면 유전자를 넣어도 되살릴 대상이 없지만, 세포는 살아 있고 단백질만 없는 상태라면 설계도를 넣어주는 것만으로 기능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보청기와 인공와우로는 왜 부족했나
한 줄로 요약하면, 보청기는 소용이 없고 인공와우는 우회로입니다.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하는 장치입니다. 소리가 커져도 시냅스가 신호를 넘기지 못하면 뇌에는 아무것도 도착하지 않습니다. OTOF 난청에서 보청기 효과가 거의 없는 이유입니다.
인공와우는 다릅니다. 달팽이관 안에 전극을 심어 청신경을 직접 전기 자극하는 방식이라, 고장 난 시냅스를 건너뜁니다. 실제로 OTOF 난청 아동 상당수가 인공와우로 언어 발달에 성공해 왔고, 지금도 유효한 선택지입니다.
다만 인공와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남습니다.
- 전극 채널 수가 정상 청각의 주파수 해상도에 못 미쳐, 음악 감상이나 소음 속 대화에서 어려움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 외부 장치를 계속 착용해야 하고, 배터리와 방수 문제가 일상에 따라붙습니다.
- 수술로 전극을 삽입하면 달팽이관 내부 구조에 영구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유전자치료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우회하지 않고 원래 경로를 복원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생리적인 청력에 더 가깝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일부 참여자가 정상 청력 수준에 도달했다는 결과는 이 기대를 뒷받침합니다.
DB-OTO는 6kb 유전자를 어떻게 귀에 넣나
한 줄로 요약하면, 너무 커서 한 번에 못 들어가니 둘로 쪼개 넣고 안에서 다시 붙입니다.
AAV 벡터는 유전자치료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전달체지만 실을 수 있는 유전자 크기가 약 4.7kb로 제한됩니다. OTOF 유전자는 약 6kb라 한 벡터에 담기지 않습니다.
DB-OTO는 이 문제를 이중 AAV 방식으로 풀었습니다. OTOF 유전자를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나눠 두 개의 AAV1 벡터에 각각 싣고, 같은 내유모세포에 함께 진입시킵니다. 세포 안에서 두 조각이 재조합과 전사·스플라이싱을 거치면서 온전한 OTOF 메신저리보핵산(mRNA)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오토페를린 단백질로 번역됩니다.
여기에 세포 선택성이 더해집니다. 내유모세포에서 주로 작동하는 프로모터를 써서, 다른 세포에서는 발현이 잘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표적 밖 발현을 줄이는 장치입니다.
투여 방법
투여는 전신 주사가 아니라 달팽이관 안으로 직접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전신마취 상태에서 정원창(round window)을 통해 내이에 벡터를 넣습니다. 절차 자체는 인공와우 이식 수술과 유사한 접근 경로를 씁니다.
국소 투여라는 점이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내이는 혈액-내이 장벽으로 어느 정도 격리돼 있어 벡터가 전신으로 퍼지는 양이 제한적이고, 필요한 벡터 용량도 전신 투여보다 훨씬 적습니다. 간독성처럼 고용량 전신 AAV 치료에서 문제가 됐던 부작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CHORD 임상 결과와 오타르메니 FDA 승인
한 줄로 요약하면, 12명 중 11명에서 의미 있는 개선이 나왔고 3명은 정상 청력에 도달했습니다.
CHORD는 DB-OTO의 1/2상 임상시험으로, OTOF 변이로 인한 고도 이상 유전성 난청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리제네론이 공개한 최신 데이터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실린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지표 | 결과 |
|---|---|
| 참여 아동 | 12명 |
|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청력 개선 | 11명 |
| 24주 시점 1차 유효성 평가변수 충족 | 9명 |
| 보조기기 없이 작은 말소리 청취 가능 | 6명 |
| 평균 정상 청력 민감도 도달 | 3명 |
주목할 부분은 개선의 성격입니다. 단순히 소리가 들린다는 수준이 아니라, 보조기기 없이 작은 말소리를 알아듣는 단계까지 간 아동이 절반이었습니다. 언어 발달 시기와 겹치는 연령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임상적 의미가 큽니다.
중국 연구진이 진행한 별도의 AAV1-hOTOF 임상도 같은 방향의 결과를 냈습니다.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린 양측 투여 연구에서 참여 아동들의 청력과 말소리 인지가 개선됐고, 양쪽 귀에 투여했을 때 소리 방향 인지(음원 정위)에서 이점이 관찰됐습니다.
FDA는 2026년 4월 DB-OTO를 오타르메니라는 제품명으로 승인했습니다. 유전성 난청의 원인을 직접 겨냥한 첫 승인 사례입니다. 프랑스 상시온(Sensorion)의 SENS-501도 같은 적응증에서 1/2상을 진행 중이라, 앞으로 몇 년 안에 선택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흔한 p.R1939Q 변이와 국내 연구
한 줄로 요약하면, 한국·일본에 흔한 변이는 유전자가 끊기는 유형이 아니어서 따로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OTOF 변이는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크게 나누면 단백질이 중간에 잘려버리는 절단형 변이와, 아미노산 하나만 바뀌는 비절단형 변이가 있습니다. 서구권 임상에서 주로 다뤄진 것은 절단형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에서는 비절단형인 p.R1939Q 변이가 높은 빈도로 나타납니다. 이 경우 결함이 있더라도 오토페를린 단백질 자체는 만들어집니다. 정상 유전자를 새로 넣었을 때 기존의 비정상 단백질과 어떻게 상호작용할지, 치료 효과가 절단형만큼 나올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은 이 질문을 직접 다뤘습니다. p.R1939Q 변이를 가진 생쥐 모델을 만들고 AAV 벡터로 유전자를 전달한 뒤 청각 기능을 평가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 치료받은 생쥐 8마리 중 5마리에서 오토페를린 단백질이 90% 이상 생성되며 청각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 나머지 3마리에서도 청각 기능이 부분적으로 회복됐습니다.
- 생후 30일 생쥐에서 개선된 청각 기능이 5개월 이상 유지됐습니다.
연구팀은 한국과 일본에서 흔한 유전자 변이에도 유전자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음을 확인한 첫 연구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버드대와 리제네론 소속 연구자가 함께 참여했고요. 국내 환자군에 치료를 적용할 때 필요한 근거를 앞당긴 작업입니다.
남은 과제: 연령·적응증·비용
한 줄로 요약하면, 효과는 확인됐고 누구에게 언제 쓸지가 남았습니다.
첫째는 연령입니다. 지금까지의 임상은 대부분 영유아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청각 경로가 발달하는 시기에 신호가 들어와야 뇌가 소리를 처리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성인기에 투여했을 때 청력 자체는 돌아와도 언어 이해로 이어질지는 별도의 질문입니다. 이 부분은 데이터가 아직 얇습니다.
둘째는 적응증 범위입니다. OTOF는 유전성 난청 원인 유전자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GJB2, SLC26A4처럼 더 흔한 원인 유전자들은 유모세포 자체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같은 전략이 그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OTOF가 첫 표적이 된 이유도 세포 구조가 보존된다는 특수성 덕분이었습니다.
셋째는 비용과 접근성입니다. 일회성 유전자치료제는 대체로 매우 높은 가격이 책정됩니다. 국내 도입 시 급여 여부와 시술 가능 기관, 그리고 진단 체계 정비가 함께 논의돼야 합니다. 특히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OTOF 난청이 걸러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유전자 검사를 어느 단계에 넣을지가 실질적인 병목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는 장기 지속성입니다. AAV 벡터로 전달된 유전자는 세포핵 안에 에피솜 형태로 남는 경우가 많아, 세포가 분열하지 않는 내유모세포에서는 오래 유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사람에서 수십 년 단위 추적 데이터는 아직 없습니다.
FAQ
OTOF 유전자치료는 모든 유전성 난청에 쓸 수 있나요?
아닙니다. OTOF 유전자 변이로 인한 상염색체 열성 난청 9형(DFNB9)이 대상입니다. 이 질환은 유모세포와 청신경 구조가 보존된 상태에서 시냅스 전달만 문제가 되기 때문에 유전자 전달로 기능 복원이 가능합니다. GJB2 같은 다른 원인 유전자는 손상 양상이 달라 같은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치료 전 유전자 검사로 원인 변이를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선행됩니다.신생아 청력 선별검사에서 정상이면 안심해도 되나요?
OTOF 관련 난청은 이음향방사(OAE) 기반 선별검사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외유모세포 기능이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별검사를 통과했더라도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이 일정하지 않거나, 소음이 있는 곳에서 반응이 크게 떨어지거나, 말이 늦다면 뇌간유발반응(ABR) 검사를 포함한 정밀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인공와우를 이미 이식했으면 유전자치료를 받을 수 없나요?
개별 판단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인공와우 이식 과정에서 달팽이관 내부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유모세포가 손상될 수 있어, 유전자 전달의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한쪽 귀에만 이식한 경우 반대쪽 귀를 대상으로 검토하는 접근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담당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유전자 검사 결과를 놓고 상의해야 할 사안입니다.치료를 받으면 소리가 바로 들리나요?
임상 보고에 따르면 투여 후 몇 주 이내에 청력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후 수개월에 걸쳐 개선됩니다. 다만 소리가 들리는 것과 말을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특히 언어 발달 시기를 지난 경우 청각 재활과 언어치료가 함께 필요합니다. CHORD 임상에서도 개선 정도는 참여자마다 차이가 있었습니다.국내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2026년 4월 FDA 승인이 이뤄진 단계이고, 국내 허가와 급여 논의는 별도의 절차를 거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원인 유전자 확인을 위한 난청 유전자 검사와 유전 상담이 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흔한 p.R1939Q 변이에 대한 전임상 근거가 확보된 만큼, 향후 국내 적용 논의의 출발점이 마련된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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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논문
출처
- DB-OTO Gene Therapy for Inherited Deafnes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ScholarlyArticle)
- Bilateral gene therapy in children with autosomal recessive deafness 9: single-arm trial results (Nature Medicine)(ScholarlyArticle)
- Latest DB-OTO Results Demonstrate Clinically Meaningful Hearing Improvements in Nearly All Children in CHORD Trial (Regeneron)(Report)
- [이달의 논문 리뷰] 소리를 되돌리는 유전자치료 (한국경제)(NewsArticle)
- 국내 연구진, 한국인 유전성 난청 치료 길 열었다 (청년의사)(NewsArticle)
- Multicentre gene therapy for OTOF-related deafness followed up to 2.5 years (Nature, 2026)(ScholarlyArticle)
- AAV1-hOTOF gene therapy for autosomal recessive deafness 9: a single-arm trial (Lancet, 2024)(Scholarly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