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에 암의 경계를 눈으로 확인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핵심은 종양과 정상 조직을 가르는 작업을 집도의의 감각이 아니라 빛으로 옮기는 데 있습니다. 형광 영상 유도 수술은 근적외선에서 빛나는 조영제를 주입한 뒤 전용 카메라로 수술 부위를 비춰 혈류와 림프 경로, 종양 경계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기술입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인도시아닌그린은 1959년에 사람에게 쓸수 있도록 허가받은 오래된 색소이고 750~950나노미터 대역에서 형광을 냅니다. 여기에 종양만 골라 표지하는 표적 조영제가 더해지면서 수술실의 판단 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다만 2026년에는 특정 암종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음성 결과도 함께 나왔습니다.
목차
- 손끝 감각에 의존하던 구간
- 형광 영상 유도 수술은 어떤 원리인가요
- 가장 널리 쓰이는 조영제, 인도시아닌그린
- 종양만 골라 빛나게 하는 표적 형광제
- 2026년에 드러난 한계
- 국내에서는 어디까지 쓰이고 있나요
- 환자와 보호자가 확인할 것
- FAQ
- 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손끝 감각에 의존하던 구간
외과 수술에서 가장 어려운 판단 가운데 하나는 "어디까지 잘라낼 것인가"입니다. 암 수술에서는 종양을 남기면 재발하고 정상 조직을 많이 떼면 기능이 손상됩니다. 그런데 수술대 위에서 종양과 정상 조직은 생각보다 비슷해 보입니다. 특히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먼저 받은 환자는 조직이 단단해지고 색이 번해 경계가 더 흐려집니다.
지금까지 이 간극을 메운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수술 전 영상 검사, 손가락으로 만져 보는 촉진, 그리고 동결절편검사입니다. 동결절편은 떼어 낸 조직을 그 자리에서 얼려 현미경으로 보는 방법인데 한 건에 20~30분이 걸립니다. 수술 시간이 길어지고 검사 부위를 벗어난 곳은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대장 수술에서는 다른 문제가 겹칩니다. 장을 잘라 낸 뒤 다시 이어 붙이는 문합부에 피가 충분히 가지 않으면 봉합이 터집니다. 문합부 누출은 재수술과 패혈증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합병증인데 육안으로는 혈류가 충분한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장의 색과 맥동, 절단면 출혈을 보고 경험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형광 영상은 바로 이 추정을 측정으로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한 소화기외과 교수는 이 변화를 두고 "불을 켜고 수술하게 됐다"고 표현했습니다. 과장된 비유처럼 들리지만 실제 수술실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문합부 관류를 형광으로 확인하다 보면 육안으로 멀쩡해 보이던 구간에서 신호가 뚝 끊기는 장면을 만납니다. 그 자리에서 절제선을 1~2센티미터 옮기기로 결정합니다. 반대로 괜찮아 보이지 않던 구간이 충분히 밝아 그대로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판단의 근거가 경험에서 화면으로 옮겨 갑니다.
형광 영상 유도 수술은 어떤 원리인가요
원리 자체는 단순합니다.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다른 파장의 빛을 내보내는 물질을 몸에 넣고 수술용 카메라로 그 빛만 걸러 봅니다. 파장을 어떻게 고르느냐에서 갈립니다.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은 조직을 1~2밀리미터밖에 통과하지 못합니다. 반면 근적외선 영역은 헤모글로빈과 물에 흡수되는 정도가 낮아 조직 속으로 5~10밀리미터까지 들어갑니다. 표면 아래에 숨은 림프절이나 혈관을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장비 쪽도 함께 발전했습니다. 요즘 복강경과 수술 로봇에는 근적외선 모드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집도의가 발판을 밟으면 화면이 일반 영상에서 형광 영상으로 전환되고 두 영상을 반투명하게 겹쳐 보는 중첩 모드도 씁니다. 조영제 종류에 따라 주입 시점도 달라집니다. 혈류를 보려면 수술 중에 정맥으로 밀어 넣고 즉시 관찰하지만 종양 표적 조영제는 수술 하루 전이나 몇 시간 전에 투여해 종양에 쌓일 시간을 줍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조영제, 인도시아닌그린
인도시아닌그린은 혈장 단백질과 결합해 혈관 안에 머무르다 간에서 담즙으로 빠져나갑니다. 이 두 가지 성질 덕분에 쓰임새가 넓습니다.
| 적용 분야 | 보는 것 | 임상적 의미 |
|---|---|---|
| 담낭절제술 | 담관의 해부학적 주행 | 담관 손상 예방, 유착이 심한 경우 특히 유용 |
| 대장 문합 | 절단면 관류 상태 | 혈류 부족 구간 발견 시 절제선을 다시 잡음 |
| 감시림프절 생검 | 림프 흐름이 처음 닿는 림프절 | 불필요한 광범위 림프절 절제를 줄임 |
| 간 절제 | 종양 주변 담즙 배출 지연 구간 | 간 종양 경계와 구역 경계 확인 |
| 피판 수술 | 이식 조직의 혈류 | 피판 괴사 위험을 수술대에서 판단 |
유럽내시경외과학회는 이 적용 범위를 두고 합의 권고를 냈습니다. 여러 분야에서 안전하고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기술이라는 평가가 공통적입니다. 다만 인도시아닌그린은 종양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혈류가 많은 곳이면 암이든 염증이든 똑같이 빛납니다. 간 종양에서 보이는 대비는 주변 간세포의 담즙 배출이 느려져 생기는 간접 신호입니다. 종양 자체가 내는 빛이 아닙니다. 수술자가 영상을 해석하는 훈련을 받지 않으면 오히려 잘못된 확신을 줄 수 있습니다.
종양만 골라 빛나게 하는 표적 형광제
다음 세대는 종양 세포에 많은 수용체를 겨냥한 조영제입니다. 둘이 대표적입니다.
5-아미노레불린산은 2017년 미국에서 고등급 신경교종 수술용 광학 조영제로 허가받았습니다. 환자가 수술 몇 시간 전에 물약으로 마시면 종양 세포 안에서 프로토포르피린이라는 형광 물질로 바뀝니다. 뇌종양은 침윤성으로 자라 경계가 특히 모호한데 이 방법으로 자주색으로 빛나는 구간을 따라가면 절제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파폴라시아닌은 엽산수용체 알파를 겨냥합니다. 2021년 난소암, 2022년 폐암 수술에 허가됐습니다. 엽산수용체는 사람 암의 약 40%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적용 범위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백색광만으로 보이지 않던 추가 병변을 찾아낸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수술 중에 병변을 하나 더 찾으면 재수술 한 번을 줄입니다.
- 비표적 조영제: 인도시아닌그린처럼 혈류와 림프를 따라 분포. 적용 범위가 넓고 비용이 낮음
- 표적 조영제: 종양 수용체에 결합. 대비가 선명하지만 해당 수용체를 발현하는 암에서만 작동
- 혼합 칵테일: 서로 다른 표적을 겨냥하는 조영제를 섞어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2026년 연구 방향
2026년에 드러난 한계
기대만 있던 것은 아닙니다. 2026년에 발표된 두경부 편평세포암 연구는 파폴라시아닌이 이 암종에서는 쓸모가 제한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엽산수용체 알파 발현이 충분하지 않았고 종양과 배경 조직의 형광 대비도 낮았습니다.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전략은 그 수용체가 실제로 많이 있어야 성립한다는 당연한 전제를 다시 확인한 셈입니다.
이 음성 결과는 오히려 중요한 정보입니다. 형광 영상 유도 수술은 암종별로 수용체 발현 자료를 쌓아 적응증을 가려야 하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암에 일괄 적용할 기술은 아닙니다. 연구 흐름도 그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섬유아세포 활성화 단백질을 겨냥하는 근적외 형광제를 파폴라시아닌과 함께 쓰는 조합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종양 세포만이 아니라 종양을 둘러싼 간질 조직까지 표지해 발현이 낮은 암종을 보완하려는 접근입니다.
형광의 세기를 수치로 표준화하는 작업은 아직 느슨합니다. 같은 조영제를 써도 카메라 기종과 노출 설정, 집도의의 해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수술 중 발견한 추가 병변이 실제로 환자의 생존이나 재발률을 바꾸는지를 보여 주는 장기 추적 자료도 아직 쌓이는 중입니다. 수술 중에 보이는 것이 늘어난다고 해서 환자의 예후가 반드시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연결고리를 증명하는 일이 다음 10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어디까지 쓰이고 있나요
국내 대학병원과 암 전문병원에서는 인도시아닌그린 형광 영상이 이미 표준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에서 담관을 확인하는 용도, 대장암 수술의 문합부 관류 평가,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의 감시림프절 생검, 간 절제 구역 표시가 주된 쓰임입니다. 수술 로봇을 갖춘 병원이 늘면서 근적외선 모드 접근성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반면 종양 표적 조영제는 사정이 다릅니다. 해외에서 허가된 품목이라도 국내 허가와 급여 절차를 따로 거쳐야 하고 사용 경험이 쌓인 암종이 제한적이라 임상시험이나 특정 센터 중심으로 운용됩니다. 신경교종 수술에서 쓰는 5-아미노레불린산 계열은 신경외과 쪽에서 상대적으로 먼저 자리를 잡았습니다.
병원을 고를 때 참고할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해당 수술을 형광 영상과 함께 시행한 건수입니다. 장비가 있다는 것과 일상적으로 쓴다는 것은 다릅니다. 둘째, 영상 판독 기준을 팀 안에서 공유하고 있는지입니다. 형광 세기를 어느 선부터 혈류 부족으로 볼지에 대한 내부 기준이 없으면 같은 화면을 보고도 결정이 달라집니다. 셋째, 수술 전후 설명에서 이 기술의 한계를 함께 말해 주는지입니다. 가능성만 강조하는 설명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확인할 것
1단계는 적응증 확인입니다. 담낭·대장·간 수술에서 쓰는 인도시아닌그린은 이미 여러 병원에서 일상적으로 쓰입니다. 반면 종양 표적 조영제는 암종과 허가 범위가 제한적이라 주치의에게 해당 수술에 쓰이는지, 쓰인다면 어떤 목적인지를 묻는것이 먼저입니다.
2단계는 알레르기와 기저질환입니다. 인도시아닌그린에는 요오드가 들어 있어 요오드 과민반응 병력이 있으면 알려야 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는 경우에도 사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는 색소 배출이 늦어져 영상 품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단계는 비용입니다. 조영제 자체보다 근적외선 카메라 장비와 소모품이 비용을 좌우합니다. 항목에 따라 비급여로 책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술 동의서를 받을 때 비용 안내를 따로 요청하는편이 좋습니다.
4단계는 기대치 조정입니다. 형광 영상은 집도의의 판단을 돕는 추가 정보이지 암을 전부 찾아내는 장치가 아닙니다. 빛나지 않았다고 암이 없다는 뜻은 아니고 빛났다고 모두 암인 것도 아닙니다. 최종 판정은 수술 후 병리 검사가 합니다. 형광에서 의심 신호가 잡힌 조직도 병리에서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이 점을 알고있어야 수술 직후 설명을 과도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됩니다.
FAQ
형광 조영제는 방사선 물질인가요?
아닙니다. 인도시아닌그린이나 5-아미노레불린산은 빛을 받아 다른 파장의 빛을 내는 색소 또는 그 전구물질입니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쓰는 핵의학 검사와는 원리가 다르고 방사선 피폭이 없습니다. 감시림프절 검사에서 방사성 물질과 형광 색소를 함께 쓰는 경우는 있는데 이때는 동의서에 따로 안내됩니다.수술 시간이 길어지지는 않나요?
혈류를 보는 용도라면 조영제 주입과 관찰에 수 분 정도가 더 듭니다. 대신 문합부를 다시 잡거나 동결절편검사를 줄여 전체 수술 시간이 오히려 짧아지는 경우도 보고됩니다. 종양 표적 조영제는 수술 전에 투여하므로 수술 시간 자체에는 영향이 적습니다.어떤 수술에서 가장 근거가 탄탄한가요?
담낭절제술의 담관 확인과 대장 문합부 관류 평가, 감시림프절 생검 세 가지에서 근거가 가장 많이 쌓여 있습니다. 종양 경계 확인은 고등급 신경교종과 난소암, 폐암 쪽에서 허가된 조영제가 있고 나머지 암종은 연구 단계입니다.로봇 수술과 형광 영상은 어떤 관계인가요?
서로 다른 기술이지만 결합해 쓰입니다. 최근 수술 로봇에는 근적외선 형광 모드가 내장돼 있어 집도의가 콘솔에서 바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로봇은 손떨림을 줄이고 형광은 볼 수 없던 구조를 보여 주는 식으로 역할이 나뉩니다.부작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인도시아닌그린은 수십 년간 쓰인 약제라 안전성 자료가 풍부하고 중대한 이상반응은 드뭅니다. 요오드 과민반응이 가장 주의할 항목입니다. 5-아미노레불린산은 복용 후 일정 기간 빛에 민감해지므로 직사광선을 피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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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논문
- Indocyanine green near-infrared fluorescence bowel perfusion assessment to prevent anastomotic leakage in minimally invasive colorectal surgery (AVOID)
- Indocyanine Green Fluorescence Guided Surgery in Colorectal Surgery
- Evaluation of Pafolacianine (Cytalux) for Fluorescence-Guided Surgery in Head and Neck Squamous Cell Carcinoma
- Design of a Pan-Tumor Fluorescence Imaging Cocktail for Fluorescence-Guided Surgery
출처
- European Association for Endoscopic Surgery (EAES) consensus on Indocyanine Green (ICG) fluorescence-guided surgery(ScholarlyArticle)
- The Evolution of Fluorescence-Guided Surgery(ScholarlyArticle)
- Evaluation of Pafolacianine (Cytalux) for Fluorescence-Guided Surgery in Head and Neck Squamous Cell Carcinoma (2026)(ScholarlyArticle)
- Indocyanine green near-infrared fluorescence bowel perfusion assessment (AVOID trial)(ScholarlyArticle)
- Fluorescence-Guided Surgery May Soon Extend Beyond Oncology (American College of Surgeons Bulletin, 2026)(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