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1 · 박혜린 (의학연구원)

CAR-T 자가면역질환 치료란 무엇인가요? 루푸스·전신경화증 면역 리셋과 무약물 관해, 2026 임상 완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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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로 루푸스를 치료한다는데 정말 낫는 건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암 치료에 쓰던 CD19 표적 CAR-T 세포를 자가면역질환에 옮겨온 접근은 병을 일으키는 B세포를 몸속 깊은 조직까지 제거해 면역계를 한 번 리셋하는 전략입니다. 독일 에를랑겐 연구팀이 처음 치료한 15명(루푸스 8명, 근염 3명, 전신경화증 4명)은 단 1회 주입 뒤 중앙값 15개월 동안 모두 관해에 들어갔고, 전원이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항체를 만들던 B세포는 평균 112일 뒤 다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자가항체를 만들지 않는 ~정상 B세포로 재구성됐습니다. 아직 환자 수가 적고 재발·비용 문제가 남아 있지만, 평생 약을 먹던 병을 한 번의 치료로 멈춘다는 발상 자체가 류마티스 진료의 기준을 흔들고 있습니다.

목차

면역억제제를 끊고도 관해 — 에를랑겐 환자들이 보여준 것

한 20대 여성 루푸스 환자의 사례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신장을 침범한 중증 루푸스신염으로 스테로이드와 여러 생물학적제제를 돌려썼지만 단백뇨와 피로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 환자는 자기 T세포를 뽑아 CD19를 겨냥하도록 개조한 세포를 딱 한 번 주입받았습니다. 며칠 열이 오르는 가벼운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을 지나고 나자, 몇 주 사이 dsDNA 자가항체가 사라지고 보체 수치가 정상으로 올라왔습니다. 무엇 보다 인상적인 건, 몇 달 뒤 스테로이드까지 완전히 끊었는데도 병이 조용했다는 점입니다.

이 이야기는 특정 한 명의 미담이 아닙니다. 에를랑겐 대학의 게오르크 셰트 교수팀이 NEJM에 보고한 15명 추적 결과가 같은 패턴을 보여줍니다. 루푸스 환자 8명은 전원 DORIS 관해 기준을 달성했고, 근염 3명은 ACR/EULAR 주요 반응과 함께 근육 손상 지표인 크레아틴키나아제(CK)가 정상화됐으며, 전신경화증 4명은 피부·혈관 활성도 점수가 떨어졌습니다. 15명 모두 면역억제제를 중단했고, 중대한 부작용은 드물었습니다. 평생 관리하는 병이라던 상식이 처음으로 흔들린 순간이었습니다.

한 가지 더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관해에 들어간 뒤에도 환자들의 삶이 실제로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근염 환자는 계단을 오르내리던 근력을 되찾았고, 전신경화증 환자는 딱딱하게 굳던 피부의 진행이 멈췄다는 보고가 이어졌습니다. 단순히 검사 수치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손가락 관절이 다시 움직이고 숨이 덜 차는 식의 기능 회복이 동반됐다는 것이 이 데이터의 무게를 키웁니다. 물론 15명은 결코 큰 표본이 아니고, 추적 기간도 절대적으로 길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연구진 스스로도 ~기적이라는 단어 대신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이라는 조심스러운 표현을 씁니다. 그럼에도 여러 병원에서 비슷한 결과가 반복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 현상이 우연이 아님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왜 자가면역질환에 항암 세포치료를 쓸까

루푸스나 전신경화증 같은 전신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세포, 특히 B세포가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끊임없이 찍어내면서 생깁니다. 지금까지의 치료는 이 과잉 면역을 누르는 방식이었습니다.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그리고 리툭시맙 같은 B세포 표적 항체까지, 모두 불을 완전히 끄기보다 세기를 낮추는 데 가깝습니다. 그래서 약을 줄이면 병이 다시 살아나고, 환자는 감염 위험과 부작용을 안은 채 수십 년을 복용해야 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깊이였습니다. 리툭시맙 같은 항체는 혈액을 도는 B세포는 잘 잡지만, 림프절이나 염증이 진행되는 조직 안쪽에 자리 잡은 B세포까지는 충분히 닿지 못합니다. 살아남은 세포가 다시 자가항체 공장을 돌리는 겁니다. 실제로 리툭시맙으로 혈중 B세포가 거의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환자에서도, 조직 생검을 해 보면 병터 근처에 B세포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경우가 관찰됐습니다. 겉으로는 잡힌 듯 보여도 뿌리가 남아 있으니, 약을 줄이는 순간 재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죠. 이때문에 연구자들은 ~더 깊이, 더 완전히 비우는 도구를 찾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발상이 뒤집힙니다. 혈액암에서 이미 검증된, 조직 속까지 파고들어 표적 세포를 뿌리째 없애는 CAR-T를 가져오면 어떨까. 이 물음이 자가면역 CAR-T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아래 표는 세 접근의 성격 차이를 단순화한 것입니다.

구분면역억제제리툭시맙(항체)CD19 CAR-T
작용 방식면역 전반 억제혈중 B세포 제거조직 깊이 B세포 제거
지속성복용 중에만수개월 반복1회, 면역 재구성
목표증상 조절활성도 감소무약물 관해 시도

CD19 CAR-T 면역 리셋의 원리

CAR-T는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해 유전자를 넣어 특정 표적을 인식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달아 다시 몸에 넣는 치료입니다. 자가면역에서 표적은 대부분 B세포 표면의 CD19입니다. 개조된 T세포는 혈액뿐 아니라 림프 조직 안까지 순찰하며 CD19를 단 B세포를 남김없이 제거합니다. 이때 자가항체를 만들던 형질세포 이전 단계의 B세포 계보가 통째로 비워집니다.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B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가 평균 100일 남짓 이어진 뒤, 골수의 줄기세포에서 새 B세포가 자가항체 기억이 없는 초기 상태로 다시 태어납니다. 병을 기억하던 세포는 지워지고, 백지 상태의 면역이 채워지는 셈입니다. 연구자들이 이를 ~면역 리셋(immune reset) 혹은 리부트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재구성된 B세포에서는 루푸스의 핵심 표지인 항dsDNA 항체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감염을 막아 주는 기존 백신 항체(파상풍 등)는 주로 CD19가 없는 장수명 형질세포가 유지하기 때문에, 대체로 보존된다는 점도 이 치료가 성립하는 근거가 됩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T세포 채취와 CAR 장착. 둘째, 가벼운 전처치 항암제로 자리를 비움. 셋째, 1회 주입 후 B세포 소실. 넷째, 수개월 뒤 자가항체 없는 B세포의 재등장. 암에서 쓰던 무기를, 죽이는 목적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게 하는 목적으로 쓰는 것이 자가면역 CAR-T의 본질입니다.

어디까지 왔나: 루푸스·전신경화증·근염·중증근무력증 2026 임상

초기 사례보고를 넘어 지금은 여러 질환으로 적응증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습니다. 셰트 교수팀의 후속 CASTLE 바스켓 임상(Nature Medicine)은 루푸스·근염·전신경화증을 한 우산 아래 묶어 CD19 CAR-T의 안전성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확인했습니다. 표적이 B세포라는 공통점 덕분에, 하나의 플랫폼으로 여러 병을 다루는 바스켓 설계가 가능해진 것이 특징입니다.

2026년 EULAR 학회에서 공개된 다기관 추적 자료는 좀 더 냉정한 그림도 함께 보여줬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루푸스는 재발이 드물어 28명 중 1명(3.6%)에 그친 반면, 전신경화증은 14명 중 2명(14.3%)으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재발까지 걸린 기간의 중앙값은 약 13개월(9~24개월)이었습니다. 병마다 반응의 깊이와 지속성이 다르다는 뜻으로, 무약물 관해가 곧 영구 완치를 보장하진 않는다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합니다.

신경계 자가면역으로도 무대가 넓어졌습니다. 카이베나(Kyverna)의 CD19 CAR-T 미브셀(miv-cel, 옛 KYV-101)은 중증근무력증(KYSA-6)에서 6명 전원이 24주에 뚜렷한 증상 개선을 보였고(MG-ADL 평균 약 8점 감소), 고등급 CRS나 신경독성(ICANS)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강직인간증후군(stiff person syndrome) 등록 임상(KYSA-8)에서도 장애를 되돌리는 수준의 긍정적 톱라인을 냈습니다. 이 회사는 자가면역 CAR-T로는 첫 품목허가를 노리며 2026년 상반기 BLA 제출 계획을 밝혔고, 이 예정대로라면 세계 첫 자가면역 CAR-T 허가 사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카발레타(Cabaletta)의 rese-cel처럼 루푸스·근염·전신경화증을 겨냥한 후보들, 그리고 동종 세포로 refractory 루푸스에서 관해를 유도했다는 중국발 보고까지 더해지면서, 파이프라인은 한두 개 회사의 이야기를 넘어섰습니다.

정리하면 자가면역 CAR-T의 지형은 대략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영역대표 질환진행 단계(2026 기준)
류마티스루푸스·전신경화증·근염다기관 임상, 무약물 관해 데이터 축적
신경중증근무력증·강직인간증후군등록 임상 완료, 첫 허가 신청 임박
차세대 플랫폼인비보·동종 CAR-T초기 임상·전임상, 접근성 개선 목표

국내는 어디까지 왔나: 큐로셀 안발셀과 서울성모병원 첫 임상

국내에서도 첫걸음이 시작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큐로셀의 CD19 CAR-T 치료제 안발셀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난치성 루푸스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되며, 이는 국내에서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 CAR-T를 적용한 첫 임상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표준 치료에 듣지 않던 40대 여성 환자가 안발셀 투여 뒤 급성 부작용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했고, 면역억제제를 끊은 뒤에도 루푸스 관련 지표가 호전되는 초기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집니다. 혈액암용으로 개발된 국산 CAR-T가 자가면역으로 무대를 넓힌 셈입니다.

기존 CAR-T의 약점인 제조 시간과 비용을 줄이려는 흐름도 함께 갑니다. 몸 밖에서 세포를 배양하지 않고 몸속에서 직접 CAR-T를 만드는 인비보(in vivo) 방식은, 자가면역처럼 환자가 많은 영역에서 특히 매력적입니다. 모더나 같은 mRNA 기업이 지질나노입자로 CAR 유전자를 실어 보내 몸 안에서 CAR-T를 찍어내는 접근을 자가면역에 겨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동종(off-the-shelf) 세포를 미리 만들어 두는 전략까지 더해지면, 지금은 소수만 받는 치로제가 훨씬 넓은 환자에게 열릴 수 있습니다.

남은 과제와 실전 이해 가이드

기대가 큰 만큼 균형 잡힌 이해가 필요합니다.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 확인할 지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안전성: 자가면역 환자는 암 환자보다 종양 부담이 없어 CRS·신경독성이 대체로 가볍게 보고되지만, 감염·저감마글로불린혈증 같은 B세포 소실의 이면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 지속성: 무약물 관해가 몇 년까지 이어지는지, 재발 시 재투여가 되는지는 더 긴 추적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 접근성: 전처치 항암제, 입원, 고가 제조가 얽혀 있어 아직은 표준 치료에 실패한 난치성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검토됩니다.

실전에서 오해를 줄이려면 세 가지를 기억하면 됩니다. 첫째, 이 치료는 감기약처럼 누구나 받는 것이 아니라 여러 치료에 실패한 중증·난치성 환자를 위한 선택지라는 점. 둘째, ~완치라는 표현보다 무약물 관해라는 표현이 현재 데이터에 더 정확하다는 점. 셋째, 임상시험 참여 여부는 반드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와 상의해 적응증·위험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무기가 생긴 것은 분명하지만, 그 무기를 언제 어떻게 쓸지는 여전히 사람이 판단할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CAR-T 자가면역 치료는 완치인가요? 현재 데이터로는 완치보다 무약물 관해라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다수 환자가 약을 끊고도 관해를 유지했지만, 전신경화증처럼 일부는 1년 안팎에 재발하기도 했습니다. 장기 지속성은 더 긴 추적 결과가 쌓여야 확정할 수 있습니다.
암 치료용 CAR-T와 무엇이 다른가요? 표적(CD19)과 세포를 만드는 기술은 비슷하지만 목적이 다릅니다. 암에서는 암세포를 없애는 것이 목표이고, 자가면역에서는 병을 일으키는 B세포를 비운 뒤 자가항체 없는 면역으로 다시 채우는 리셋이 목표입니다. 자가면역 환자는 종양 부담이 없어 부작용이 대체로 더 가볍게 보고됩니다.
어떤 병에 시도되고 있나요? 루푸스가 가장 앞서 있고, 전신경화증·염증성 근염이 뒤따릅니다. 최근에는 중증근무력증, 강직인간증후군 같은 신경계 자가면역으로도 임상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모두 B세포가 병을 이끄는 질환이라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나요? 2025년 서울성모병원에서 국산 CAR-T 안발셀로 난치성 루푸스 환자에게 국내 첫 투여가 이뤄졌습니다. 다만 아직 임상 단계이며 표준 치료에 실패한 제한된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참여 가능 여부는 담당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비용과 접근성은 어떤가요? 현재는 고가의 제조·입원·전처치가 필요해 접근성이 낮습니다. 다만 몸속에서 만드는 인비보 CAR-T, 미리 만들어 두는 동종 세포치료 등 비용과 시간을 줄이려는 기술이 개발 중이라, 앞으로 문턱이 낮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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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