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9 · 한지우 (연구위원)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국내 도입 2년, 급여·피하주사·키썬라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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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신약은 어디까지 왔나요? 월 처방 26.1배와 남은 세 장벽

2026년 10월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는 알츠하이머 신약은 레켐비(레카네맙) 하나뿐이며 모두 비급여입니다. 처방은 빠르게 늘었지만 비용·투여 방식·지역이라는 세 장벽이 접근성을 막고 있습니다. 전자신문이 인용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집계에서 월 처방은 출시 첫 달인 2024년 12월 167건에서 2025년 12월 4,362건으로 26.1배가 됐습니다. 같은 기간 누적 처방 2만 8,612건 가운데 81.6%는 서울·경기에서 나왔고 환자가 내는 18개월 약값만 3,900만~5,070만 원입니다.

목차

  1. 알츠하이머 신약은 어디까지 왔나요? 월 처방 26.1배와 남은 세 장벽
  2. 레켐비·키썬라는 어떻게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나요
  3. 임상 근거: 진행 지연 27%·35%, 점수 차이는 1점 미만
  4. 허가 격차: 국내는 정맥주사, 미국은 재택 피하주사
  5. 레켐비 급여는 왜 늦어지나요? 비용효과 기준의 6.6배
  6. 처방은 왜 수도권 대형병원에 몰렸나요
  7. 2027년 접근성을 가를 변수와 시사점
  8. 자주 묻는 질문
  9. 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레켐비·키썬라는 어떻게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나요

두 약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뇌에서 걷어내 진행을 늦추는 질병조절 치료제입니다. NEJM 3상 논문에 따르면 레카네맙은 덩어리가 되기 전 단계의 응집체인 가용성 Aβ 프로토피브릴에 강하게 결합하는 인간화 IgG1 단클론항체입니다. 도나네맙은 JAMA 3상 논문에서 이미 쌓인 플라크를 걷어내도록 설계된 약으로 소개됐고 플라크가 충분히 줄면 투여를 멈출 수 있습니다.

치료 대상은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경증 치매 환자로 한정됩니다. 국내 치매 환자는 2026년 약 100만 명이고 그중 약 70%가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이지만 처방은 아밀로이드 축적이 확인된 초기 환자에게만 가능합니다. 약값만큼이나 초기에 진단받는 경로가 치료 여부를 가릅니다.

임상 근거: 진행 지연 27%·35%, 점수 차이는 1점 미만

두 약은 3상에서 위약보다 악화를 각각 27%·35% 늦췄지만 CDR-SB 절대 차이는 모두 1점이 안 됩니다.

구분레카네맙(CLARITY AD)도나네맙(TRAILBLAZER-ALZ 2)
대상자초기 알츠하이머병 1,795명초기 증상성 알츠하이머병 1,736명(평균 73세)
평가 시점·1차 지표18개월, CDR-SB76주, iADRS(통합 알츠하이머 평가척도)
위약 대비 악화 지연27%35%(iADRS -6.02점 대 -9.27점)
CDR-SB 절대 차이-0.45점-0.67점
뇌부종(ARIA-E)12.6%24.0%
미세출혈(ARIA-H)17.3%31.4%
투여2주 1회 정맥주사, 18개월4주 1회 정맥주사, 플라크 제거 시 중단

자료: NEJM 2023(CLARITY AD), JAMA 2023(TRAILBLAZER-ALZ 2). 서로 다른 임상이어서 두 약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CDR-SB는 기억력·판단력·일상생활 능력 등을 합산해 치매 정도를 매기는 척도로 점수가 오를수록 나빠진 것입니다. 통계적으로는 유의해도 환자가 체감할 변화인지를 따지는 재평가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나네맙은 뇌에 쌓인 타우 단백질이 적거나 중간 정도인 집단에서 효과가 가장 컸는데요. 초기 환자 중에서도 더 이른 단계일수록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안전성의 핵심은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입니다. APOE ε4 유전자를 두 개 가진 사람은 뇌부종 위험이 가장 높아 처방 전에 유전형 검사를 거칩니다. 도나네맙은 TRAILBLAZER-ALZ 6 연구에서 용량을 천천히 늘리는 방식으로 바꿔 18개월 ARIA-E를 24.2%에서 15.6%로 8.6%포인트 낮췄습니다.

장기 자료에서는 격차가 커집니다. 레카네맙 연장연구에서 자연경과 비교군(ADNI)과의 CDR-SB 격차는 18개월 0.52점에서 48개월 1.75점으로 3.4배가 됐고 도나네맙은 3년째 1.2점 차이를 보였습니다. 위약이 아닌 외부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여서 근거 수준은 3상보다 낮습니다.

허가 격차: 국내는 정맥주사, 미국은 재택 피하주사

허가 속도와 투여 방식 모두에서 국내외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레켐비는 2023년 1월 미국 FDA 승인 16개월 뒤인 2024년 5월 국내 허가를 받아 11월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키썬라(도나네맙)는 식약처가 한국인 자료를 요구해 2024년 1분기 가교임상(해외 임상 결과를 한국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이 시작됐고 국내 허가 신청은 2025년 12월에 이뤄졌습니다. 그사이 키썬라는 2024년 7월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중국·EU 등 13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습니다. 연말에 허가가 나도 FDA 승인 뒤 약 29개월이 걸리는 셈이고 가교임상 최종 데이터는 2028년에 나옵니다.

투여 방식의 격차는 더 큽니다. 미국은 2025년 8월 레켐비 아이크릭 피하주사 유지 용량(주 1회 360mg)에 이어 2026년 7월 13일 시작 용량(주 1회 500mg)을 허가했고 8월 말 출시가 이뤄졌습니다. 이제 미국 환자는 정맥주사 없이 집에서 치료 전 과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하주사는 효과를 따로 검증하는 임상 없이 체내 노출량이 정맥주사와 같다는 약동학 자료로 허가됐습니다. ARIA-E 위험 역시 정맥주사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단서가 붙었습니다.

레켐비 급여는 왜 늦어지나요? 비용효과 기준의 6.6배

국내 경제성 분석에서 레켐비의 점증적 비용효과비(ICER)가 통상 기준의 6.6배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ICER는 건강 상태를 반영한 생존 1년(QALY)을 더 얻는 데 드는 추가 비용입니다. 18개월 약값은 체중에 따라 3,900만~5,070만 원이고 아밀로이드 PET 검사(100만~200만 원)와 정기 MRI 비용이 따로 듭니다. 연 단위로 환산한 2,600만~3,380만 원은 해외 약가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차이는 보험 적용에서 납니다.

국가연간 약가공적보험 급여 현황
한국2,600만~3,380만 원(18개월 약값 연 환산)레켐비 비급여
일본약 2,700만 원레켐비(2023년 12월)·키썬라(2024년) 적용
미국약 3,500만 원레켐비 2023년 7월부터 메디케어 적용
영국-NICE, 두 약 모두 급여 비권고

자료: 전자신문, 데일리팜(미국·일본 연간 약가), 약업신문, 디멘시아뉴스, PMC 레카네맙 연장연구 논문

서울대 약대 홍송희 교수 연구팀(PharmacoEconomics Open, 2025년 7월)은 71세 이상 가상 환자 1,000명의 경과를 마르코프 모형(질병 단계 사이를 옮겨 가는 확률로 장기 경과를 추정하는 방법)으로 따라갔습니다. 연간 치료비를 2,687만 원(체중 60kg 기준)으로 놓으면 1인당 추가 비용은 8,308만 원이었고 QALY는 0.42~0.46 늘었습니다. 그 결과 ICER는 건강보험 관점에서 1억 9,817만 원/QALY로 통상 기준 3,000만 원의 6.6배입니다. 약가를 절반으로 낮춰도 9,428만 원으로 기준의 3.1배여서 연구팀은 약가를 80% 이상 내려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경증 환자로 대상을 좁혀 ICER가 약 40% 개선돼도 약 1억 1,890만 원으로 기준의 4.0배입니다. 대상 제한에 더해 약가 인하와 성과 기반 위험분담계약(RSA)을 함께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식약처가 허가-급여평가 연계 대상으로 분류한 레켐비가 '혁신 신약'으로 인정받을지도 관건입니다.

처방은 왜 수도권 대형병원에 몰렸나요

처방 전후의 검사와 관찰을 감당할 장비·인력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모여 있습니다. 처방 전에는 경도인지장애·경증 치매 확인, 아밀로이드 PET, APOE 유전형 검사를 거치고 투여 중에는 ARIA를 확인하는 MRI를 정기적으로 찍습니다. 2주마다 이용할 주입실까지 갖춘 대형병원이 유리한 구조입니다. 데일리팜에 따르면 레켐비는 출시 직후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 등의 약사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고대구로병원은 진단 기간을 크게 줄여 국내에서 레켐비를 가장 많이 처방하는 기관이 됐습니다. 진단 과정을 정비하면 처방이 따라온다는 사례입니다.

월 처방은 2025년 1월 449건, 6월 2,093건을 거쳐 12월 4,362건으로 늘었습니다. 누적 처방도 2025년 8월 1만 3,719건에서 12월 2만 8,612건으로 4개월 만에 2.09배가 됐습니다. 하지만 누적의 81.6%(2만 3,344건)가 서울(1만 5,020건)과 경기(8,324건)에 몰렸고 2025년 8월 누적으로 충남은 11건, 울산은 83건에 그쳤습니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60.7%, 60대가 29.1%였습니다.

진료가 필요한 시점: 치료 대상이 초기 단계로 한정됩니다. 기억력 저하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바로 신경과나 치매안심센터에서 인지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2027년 접근성을 가를 변수와 시사점

2027년 국내 접근성은 키썬라 허가, 급여 설계, 투여·진단 병목이 좌우합니다. 4주에 한 번 맞고 플라크가 제거되면 끊을 수 있는 키썬라는 새 선택지입니다. 다만 3상 ARIA-E 발생률이 24.0%로 레켐비(12.6%)보다 높아 의료진의 선택 기준이 갈릴 것입니다.

급여는 약가 인하와 경증 환자 한정, 위험분담계약을 묶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유럽 EMA도 투여 대상과 조건을 좁혀 두 약을 승인했습니다. 52주 안에 투여를 마쳐도 경과가 비슷했던 도나네맙 장기 결과는 투여 기간을 제한하는 급여 기준의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피하주사가 들어오면 2주마다 주입실을 찾는 부담은 줄지만 ARIA를 확인하는 MRI는 계속 찍어야 합니다.

영국 NICE는 효과 크기가 비용을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CLARITY AD 아시아 하위분석과 2028년 키썬라 가교임상으로 한국인 근거를 쌓는 일이 국내 급여 논의의 출발점입니다.

환자·의료 현장·산업에 주는 시사점

환자와 보호자는 치료 기회가 초기 단계에만 열려 있다는 점부터 알아야 합니다. 처방을 고려한다면 약값 외에 PET·MRI 비용, APOE 검사 결과에 따른 ARIA 위험, 18개월 동안의 내원 일정을 함께 따져 봐야 합니다.

의료 현장의 도입 판단 기준은 약사위원회 통과보다 PET·MRI·주입실과 ARIA 대응 체계입니다.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처방이 적은 역설을 풀려면 지역 병원이 진단 과정을 정비하고 대형병원과 진단·추적 관리를 나눠 맡아야 합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는 급여가 시장을 키운다는 신호가 뚜렷합니다. 에자이에 따르면 레켐비의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글로벌 매출은 880억 엔으로 전년의 1.99배였고 공적보험을 적용한 일본이 27.7%를 차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처방 6개월째부터 아밀로이드 PET 추적자 기업 듀켐바이오와 뇌영상 AI 기업 뉴로핏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었습니다. 경쟁의 범위도 약 자체를 넘어 진단·모니터링, 뇌 전달 플랫폼, 위험분담계약에 쓸 실사용 근거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급여가 적용되면 PET·MRI·혈액 바이오마커 수요가 한 번 더 늘어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진행을 27% 늦춘다'는 것은 실제로 어느 정도인가요?18개월 동안 CDR-SB 점수가 위약군보다 0.45점 덜 나빠졌다는 뜻입니다. 절대 차이가 1점 미만이어서 임상적 의미를 두고 논쟁이 있습니다. 외부 대조군과 비교한 연장연구에서는 48개월째 격차가 1.75점까지 벌어졌습니다.
국내에서도 레켐비를 피하주사로 맞을 수 있나요?2026년 10월 현재 국내에서는 정맥주사만 쓸 수 있습니다. 미국은 2025년 8월 유지 용량, 2026년 7월 시작 용량을 허가했고 일본·중국은 심사 중입니다.
건강보험 적용은 언제쯤 가능할까요?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국내 경제성 분석에서 ICER가 통상 기준의 6.6배로 나와 약가 인하와 위험분담계약이 함께 필요하다는 평가입니다. 키썬라 진입에 따른 가격 경쟁도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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