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5 · 최민석 (책임연구원)

ADC 항암제 허가·급여 격차, 엔허투 HER2 저발현·병용요법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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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항암제 허가·급여 격차는 얼마나 벌어졌나요?

ADC(항체약물접합체) 항암제의 허가는 전이성 1차 치료와 수술 후 보조치료까지 넓어졌지만 국내 급여는 앞선 치료 뒤에 쓰는 후속 차수에 머물러 있습니다. 미국 FDA가 1차 치료 승인 근거로 삼은 DESTINY-Breast09에서 엔허투+퍼투주맙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40.7개월로 표준치료보다 13.8개월 길었습니다. 반면 국내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는 2025년 4월 '급여기준 미설정' 결정 뒤 1년 반째 1사이클에 700만~930만 원을 내고 있습니다.

목차

표 1. 주요 ADC 항암제의 허가와 국내 급여 현황(2026년 11월 초 기준)

약제(표적)허가 확대국내 급여경과
엔허투(HER2)FDA 1차(2025.12)·조기암(2026.5), 국내 저발현·초저발현(2026.1)·퍼투주맙 병용(2026.4)HER2 양성 유방암 급여, 저발현은 급여기준 미설정(2025.4.30)미설정 후 1년 6개월
트로델비(TROP2)국내 삼중음성, HR 양성/HER2 음성삼중음성 급여(2025.6.1)HR 양성은 비급여
다트로웨이(TROP2)국내 HR 양성/HER2 음성(2026.3)비급여허가 후 8개월
파드셉(넥틴-4)국내 허가(2023.3)키트루다 병용 1차 급여(2026.10)허가 후 3년 7개월

자료: CancerNetwork, MSK, 메디팜스투데이, 히트뉴스, 약사공론

더바이오와 메디팜스투데이 보도를 보면 격차는 대상 환자 규모에서 시작됩니다. 환자가 많을수록 건강보험 재정 영향이 커집니다. 값비싼 ADC는 ICER(점증적 비용효과비, 질보정수명(QALY) 1년을 더 얻는 데 드는 추가 비용) 기준도 넘기 쉽습니다. 서로 다른 회사의 신약을 함께 쓰는 병용요법은 평가할 틀조차 없었습니다. 박경화 고대안암병원 교수는 데일리팜에 가계 부담 때문에 ADC 대신 일반 항암제로 바꾸는 환자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ADC 항암제 원리와 임상 근거, 급여를 가른 것은 OS

여러 ADC가 PFS(무진행생존기간)를 늘렸지만 국내 1차 급여를 가장 먼저 받은 것은 OS(전체생존기간)를 약 2배로 늘린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입니다. 수술 후 치료 연구에 쓰는 iDFS(무침습질환생존)는 침습암이 재발하지 않고 지내는 기간을 말합니다.

ADC는 표적 항원에 붙는 항체와 약물을 매다는 링커, 세포를 죽이는 페이로드(세포독성 약물)로 이뤄집니다. PMC 리뷰 논문은 항체가 암세포 항원에 붙어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링커가 분해되면서 페이로드가 풀려난다고 설명합니다. 데룩스테칸(DXd) 플랫폼을 쓰는 2세대 엔허투는 DESTINY-Breast04에서 HER2가 아주 적게 발현된 종양에도 효과를 보였습니다.

표 2. 주요 ADC 3상 연구의 근거 비교

연구(약제)대상·인원주요 결과(ADC 대 비교군)위험비·위험 감소
DESTINY-Breast09(엔허투+퍼투주맙)HER2 양성 전이성 1차, 1,157명PFS 40.7개월 대 26.9개월(THP), 중간분석위험비 0.56
DESTINY-Breast05(엔허투)수술 전 치료 후 잔존암이 있는 HER2 양성 조기암, 1,635명3년 iDFS 92.4% 대 83.7%(T-DM1)위험비 0.47
EV-302(파드셉+키트루다)요로상피암 1차, 약 900명OS 33.8개월(기존 백금 기반 항암 약 12~15개월), 반응률 67% 대 44%사망 위험 53% 감소
TROPION-Breast01(다트로웨이)HR 양성/HER2 음성 전이성PFS 6.9개월 대 4.9개월, OS 18.6개월 대 18.3개월(유의차 없음)진행·사망 위험 37% 감소

자료: CancerNetwork·ASCO, PubMed(NEJM 2026), 더바이오, 약사공론, 데일리팜

DESTINY-Breast09의 PFS 이득(1.51배)은 중간분석 결과여서 생존 이득은 추가 추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NEJM 2026년 2월 26일자에 실린 DESTINY-Breast05에서는 3년 안에 재발하거나 사망한 비율이 엔허투군 7.6%, 1세대 ADC 캐싸일라(T-DM1)군 16.3%로 T-DM1군이 2.14배 높았습니다. EV-302는 장기 추적에서도 사망 위험을 47% 낮게 유지했습니다. 다트로웨이는 PFS를 2.0개월 늘렸으나 OS 차이는 0.3개월에 그쳤습니다. 데일리팜은 같은 데룩스테칸 플랫폼을 쓰는 이 약에서도 고가 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OS 개선이 확인된 약일수록 급여 평가에서 유리하다는 것이 데일리팜과 더바이오의 분석입니다. 파드셉 병용 중에는 피부 발진과 말초신경병증을 관리해야 하므로 발진이나 손발 저림이 생기면 다음 투여 전에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엔허투 HER2 저발현 급여는 왜 막혔나요?

걸림돌은 유방암의 약 50%에 이르는 대상 규모와 가격입니다. 2025년 4월 30일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가 '급여기준 미설정'을 결정했고 같은 해 9월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재논의를 요청했습니다. 2026년 9~10월 국민동의청원에는 4,614명이 동의해 성립 기준 5만 명의 9.2%에 머물렀습니다. 메디팜스투데이는 비급여 환자가 환자지원프로그램을 이용해도 연 1억 원대를 부담한다고 전합니다.

트로델비 탄력 적용과 파드셉 병용 급여

트로델비는 ICER가 약 7,000만 원을 넘었는데도 혁신신약에 ICER 임계값을 탄력 적용한 첫 사례로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위험분담제(제약사가 약값 일부를 돌려주거나 사용량을 제한해 재정 위험을 나누는 제도)도 함께 적용됐습니다. 히트뉴스가 전한 급여 후 연간 본인부담(5%)은 221만 원으로 비급여 1사이클 비용(약 930만 원)의 23.8%입니다. 파드셉은 2023년 3월 허가 뒤 단독요법이 경제성평가에서 막혔다가 생존 이득이 큰 키트루다 병용 1차 치료로 급여권에 들어왔습니다.

영국 NICE는 같은 쟁점을 어떻게 풀었나

영국의 의료기술평가 기관 NICE는 2024년 HER2 저발현 엔허투를 권고하지 않았습니다. 2026년 6월 가격 협상을 다시 시작하고 QALY당 기준을 3만 파운드에서 3만5천 파운드로 16.7% 올리면서 약 2년 만에 권고로 돌아섰습니다. 대상은 연간 약 1,000명입니다. 국내에도 트로델비라는 기준 조정 선례가 있어 남은 열쇠는 대상 규모에 맞춘 회사의 가격·재정분담 제안입니다.

병용요법과 HER2 진단의 공백

더바이오는 최근 10년간 특허가 남은 서로 다른 회사 신약끼리의 병용요법이 급여된 사례가 없었다고 전합니다. 반면 혁신신약 병용요법 허가 71건 중 54건(76.1%)이 최근 5년에 나왔습니다. 심평원은 이 가운데 35건(64.8%)에 부분급여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신약 일부는 비급여로 남을 수 있습니다.

진단도 변수인데요. PMC 연구는 HER2 발현이 원발암과 전이암에서 다를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국내 유방암 진료 권고안은 HER2 저발현에 엔허투를 포함했지만 급여는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병리 판독이 얼마나 정확한지가 곧 처방 자격을 결정합니다.

ADC 항암제 시장 전망과 국내 파이프라인 전략

급여 장벽이 높은데도 ADC 산업 투자는 커지고 있습니다. 스카이퀘스트는 글로벌 ADC 시장이 2024년 120억7,000만 달러에서 2033년 257억8,000만 달러로 2.14배 커진다고 봤습니다. 테크나비오는 2025~2030년 연평균 15.7% 성장을 전망했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정보포털에 실린 기사는 2026년 시장을 약 17조 원으로 제시했습니다.

2026년 8월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1상 8개, 1/2상 1개, 3상 1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HER2 표적 LCB14/IKS014는 1상 중간결과에서 엔허투 치료 경험 환자 10명 중 5명의 종양을 줄였고 포순제약의 중국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습니다. 얀센에 기술이전한 TROP2 표적 LCB84에는 2상 전 옵션 행사 시 2억 달러가 걸려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CT-P70·71·73의 FDA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아 1상 투약에 들어갔고 이 중 CT-P70·71은 패스트트랙(개발·심사 신속 지원) 지정을 받았습니다. 넥틴-4 표적 SBE303으로 글로벌 1상을 진행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는 파드셉 대비 차별성 입증이 과제입니다. 종근당·한미약품·동아에스티·에이비엘바이오도 본임상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자료: 뉴스1, 미래에셋증권, 뉴데일리경제).

넥틴-4·TROP2처럼 표적이 겹치는 후보물질은 이미 급여된 약과 비교될 수밖에 없어 OS와 비용효과성 근거를 개발 초기부터 설계해야 합니다. 엔허투 이후의 내성처럼 기존 ADC가 남긴 공백은 국내 기업이 노릴 또 하나의 시장입니다.

ADC 항암제 급여 과제와 2027년 전망

ADC 급여가 후속 차수에 머무는 이유는 효과 부족보다 대상 규모와 가격, 그리고 단일 약제 중심의 평가 제도에 있습니다. 이한길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병용요법을 따로 다루는 소위원회 신설을 제안했고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단일 약제 중심의 급여 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27년 흐름은 엔허투 HER2 저발현 재논의 결과, 다트로웨이·트로델비 HR 양성 적응증의 급여 신청 여부, 얀센의 LCB84 옵션 행사,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의 1상 데이터에서 갈립니다.

환자·의료 현장·산업에 주는 시사점

  • 환자: 전이나 재발이 확인되면 최근 조직이나 전이 부위로 HER2를 다시 검사할지와 현재 치료 차수의 급여 해당 여부를 주치의와 상의하고 비급여라면 환자지원프로그램 조건까지 따져 봐야 합니다.
  • 의료 현장: 진료지침 권고와 급여가 어긋나는 구간에서는 PFS·OS 근거와 비용 부담을 함께 설명하고 환자와 같이 결정해야 합니다. 의학회가 직접 급여를 신청하는 사례가 늘면서 HER2 판독 표준화는 재논의의 근거가 됩니다.
  • 제약·바이오 산업: 대상이 큰 적응증일수록 트로델비식 위험분담과 NICE식 가격 재협상을 결합한 재정분담안을 허가 단계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국내 개발사가 급여와 기술이전 양쪽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OS 개선과 ADC 내성 극복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HER2 저발현 유방암이란 무엇인가요?HER2 단백질이 조금만 발현돼 예전에는 'HER2 음성'으로 분류되던 유방암입니다. 유방암의 약 50%를 차지하며 DESTINY-Breast04에서 엔허투가 효과를 보인 뒤 HER2 표적 치료 대상이 됐지만 국내에서는 2025년 4월 이후 비급여로 남아 있습니다.
PFS가 늘었는데 왜 급여가 어려운가요?다트로웨이는 PFS를 2.0개월 늘렸지만 OS 차이는 0.3개월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OS 차이가 없으면 비용에 견줘 얻는 건강 이득을 입증하기 어려워 급여 협상에서 불리합니다.
엔허투 HER2 저발현 급여는 언제 가능할까요?확정된 일정은 없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심평원은 재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국 NICE가 가격 재협상과 기준 상향으로 약 2년 만에 결정을 바꾼 사례에 비춰 보면 회사의 재정분담 제안이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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